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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명리칼럼(이슈 & 사건)

애완견 포포를 무지개다리 너머로 보내며 - 일조사주작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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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반려견주들이 겪어봤을 비감을 어제 느끼고 그 순간의 감정을 기록으로 남겨 봅니다.

저는 애완견을 세 번 키워봤습니다.

첫 번째는 덕칠이. 여동생이 몇 년 키우다 사정이 있어 본가에 남기고 간 푸들 믹스견이 저를 주인으로 따르는 바람에 얼떨결에 견주가 되었습니다.

실내에서 키우는 애완견의 묘미를 알았지만, 군입대로 인해 이별을 했습니다. 덕칠이도 갑작스럽게 사라진 제2의 주인이 또다시 야속했는지 몇 주간 밤마다 장시간 짖어댔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불면의 불편을 감담하지 못한 부친께서 잘 키울만한 동네 지인에게 입양을 시켰습니다.

휴가로 귀가해서 그 사실을 듣고 동네 아주머니에게 찾아가서 덕칠이와 몇 개월만에 상봉을 했습니다. 그게 또 화근이 되었는지 덕칠이는 밤에 짖음을 재기했고, 불면에 시달린 아주머니는 관리를 포기하고 다시 부친에게 넘겼습니다.

부친께서는 10km 떨어진 절의 주지에게 덕칠이를 넘겨 한 동네를 시끄러운 개울음소리로부터 구출했습니다.

그 후 휴가로 귀가해도 덕칠이를 못 보다가 약 1년이 지나 부친을 따라 절에 가서 덕칠이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주지로부터 돌아온 답은 덕칠이가 새끼 몇 마리를 낳고 죽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덕칠이가 남긴 새끼는 외모는 비슷해도 저를 간식이나 던져줄 타인으로만 반길 뿐이었습니다.

처음 애완견을 키워보고 우여곡절을 겪어본 후  차후에는 애완견을 끝까지 책임질 환경이 되면 그때 덕칠이에게 못다했던 책임을 꼭 지킬 것이라 다짐했습니다.

약 10년 후 결혼으로 가정을 꾸리고 부득이하게 주말부부 상황이 되자 배우자에게 저의 빈자리를 대신할 애완견을 입양해 같이 키우게 되었습니다.

견종은 화이트 테리어였고 이름은 초롱이.

외모가 귀엽고 말쑥해보여 선택한 종인데 실제 키워보니 참 활발하고 운동능력이 출중했습니다. 문제는 그 기민함이 불운의 씨앗이 되고 말았습니다.

초롱이는 저와 배우자의 사랑을 받으며 잘 지냈지만 불운은 2년 후에 찾아왔습니다.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위해 대기 중 풀어놓았는데 진료가 좀 두려웠는지 다른 방문객이 출입문을 여는 사이에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초롱이는 집을 향해 줄행랑을 쳤고 급기야 무단횡단을 하다가 앞에 오던 승용차에 깔리는 사고를 당해 그 자리에서 즉사를 했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급작스런 사고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었고 가족을 잃는 슬픔이 이런 것인지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4개월 동안 긴 공허감이 지속되었고, 다시 한번 입양을 해서 끝까지 키워 보겠다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세 번째 인연이 된 애완견은 말티즈였고 이름은 포포였습니다.

포포는 우아하게 고고함을 풍기며 친숙함과 본능을 적절하게 보여주었고 저와 가족들이 삶에 지칠 때는 위로의 눈빛을 선사하는 듯하여  큰 위안이 되어 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입양된지 11년차에 접어든 2023년 6월 24일 오전 9시 15분에 포포가 숨을 거두었습니다.

포포도 노년기에 접어들자 병이 들었습니다. 병명은 심장비대증으로 2달 가량을 간간히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23일 밤 11시부터는 거친 호흡을 밤새 내뱉으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제 주변을 맴돌다가 끝내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포포가 좀더 오래 살기를 바랬지만 그래도 평균 수명에는 도달했다는 안도감을 갖으며 포포를 영원의 기억 속에 묻을 수 있었습니다.

포포를 키우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지 못한 덕칠이와 초롱이에 대한 마음의 짐을 이제는 조금 놓아도 되지 않을까 마음 속 자신에게 한번 되내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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